기관소개 - 한국생명의전화

생명의전화

사업

사이버상담

공개상담 상세페이지
대인(교우)관계사람을 잘 못 믿는 편인데 이제는 고쳐보고 싶습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작성자손다인 작성일2021-04-20 조회7254
어렸을 때까지만 해도 사람 만나는 것을 엄청 좋아해서 동네에서 처음 만난 친구들에게도 스스럼 없이 먼저 다가가고 하루만에 친해질 정도로 사람을 잘 믿고 또 잘 따르는 편이었는데, 초등학교에서 3년, 중학교에서 3년간 "전따"라고 전교에서 따돌림을 당했었다 보니 그 뒤로 사람에 대해 마음의 문을 닫게 되었습니다.

사실 그렇다고 사람을 또 아예 안 만났던 것은 아닌데... 문제는 제가 마음의 문을 닫은 상태로 친구들을 만나고 어울리다 보니 친구들도 제가 사람을 믿지를 못한다는 걸 느꼈는지 서서히 멀어 지거나 사소한 오해가 생겨서 서로 다투고 원수지간으로 지냈던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러다 보니 또 외로움을 심하게 느끼고... 사람을 더 못 믿게 되고 악순환의 연속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10년 넘게 사람을 못 믿고 마음의 문을 닫은채로 지내다 보니 제가 갈 수록 외로움을 더 심하게 느끼는 것 같고 스스로 마음의 감옥을 만들어 가둬 버린 듯한 느낌이 들어서 괴롭습니다.
조울증 때문에 정신과 치료도 받고 있는 중인데 정신과 주치의 마저도 못 믿어서 제가 4년 전에 정신과 주치의와도 관계가 크게 틀어진 적이 있었을 정도였습니다.

지금은 다른 주치의 분께 치료를 받고 있는 중인데 문제는 주치의 분이 좋은 분이시라는 걸 알면서도 또 속으로는 "이 사람도 언제 나를 싫어할 지 모른다"는 생각에 그냥 약만 처방 받으러 가고 있는 중이고 깊은 속내는 털어 놓지 않고 있는 중입니다.

문제는 이렇게 제 속마음을 꽁꽁 숨기다 보니 저만 더 괴로워 지는 듯한 느낌이 들어서 이제는 고쳐 보고 싶은데...
주변 사람들에게 물어 봐도 죄다 "어차피 사람은 믿을 게 못 된다, 너무 믿으려고 하지 마라" 같은 대답만 돌아 오니 너무 답답합니다.

심리 상담이라도 받는 것이 나을까요? 어떻게 해야 저의 뿌리 깊은 인간 불신을 고칠 수 있을까요?
답변내용 사람을 잘 믿지 못해 고쳐보고 싶다고 하셨습니다.
어렸을 때는 사람 대하는 게 어렵지 않아
스스로 다가가서 친밀하게 대했는데
초등, 중등시절에 안 좋은 일을 당해
그때부터 마음의 문을 닫게 되었군요.

그 이후부터는 친구들도 진실하게 대하지 않고
다인님도 점점 외로운 처지가 되었습니다.
‘마음 감옥’이라고 표현하셨는데
매우 적절한 표현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람과의 관계는 묘한 것이어서
한 번 꼬이면 그 가닥을 풀기 쉽지 않습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좀 더 나은 관계를 갖기 위해
상담을 하는 등 여러 노력을 해온 다인님을 칭찬합니다.

아마도 다인님의 생각 깊은 곳에는
다른 사람에 대한 불신이 많은 듯합니다.
학창시절에 따돌림을 당했기 때문 아닐까, 합니다.
믿었던 친구조차 따돌릴 때 심한 배신감을 갖게 되고,
그것이 쌓이다 보면
‘결국엔 나를 싫어할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게 됩니다.
더 정확히는 ‘나를 떠날 거야’ 그런 생각이겠지요.

이제는 ‘마음 감옥’에서 나와야 합니다.
그 감옥에 들어가 문을 잠근 것은 자기 자신입니다.
감옥을 나올 수 있는 열쇠는 다인님 손 안에 있습니다.
다인님을 떠날 거라고 미리 ‘결정’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다른 사람과 관계를 좋게 하려면
믿고 안 믿고를 따지지 말고
그냥 있는 그대로를 인정해주면 됩니다.

우리는 우리 자신도 맘에 드는 사람으로 만들 수 없습니다.
하물며 어떻게 다른 사람을
내 맘에 드는 사람으로 만들 수 있겠습니까.
상대가 맘에 들던 아니던
상대의 감정을 인정해주는 것만으로도
서로간의 신뢰가 생기게 됩니다.

사람과의 관계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진실입니다.
내가 진실하게 대한다고 상대도 그런다는 보장은 없지만
최소한 다인님이 진실하게 대하면
그것만으로 다인님 안에는 어려움이 생기지 않습니다.

학창시절의 아픈 상처...
그 상처를 가지고 오늘 여기까지 온 다인님을
다시 한 번 칭찬합니다.

이제는 과거의 자신을 자꾸 뒤돌아보지 말고
마음 감옥에 갇힌 아이에게 ‘안녕’하고
작별인사를 했으면 좋겠습니다.
실제로 눈을 감고, 당시의 자신을 모습을 떠올리며
그 아이에게 소리 내어 작별인사를 해보는 게 좋습니다.
그 아이도 다인님을 놓아줄 겁니다.

봄이 무르익고 있습니다.
세상을 향해 마음 문을 활짝 여는 다인님이 되시기를...

상담원 안단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