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소개 - 한국생명의전화

생명의전화

사업

사이버상담

공개상담 상세페이지
정신(신체)건강자살시도 이후 간신히 살고 있는 남자입니다.
작성자브람스 작성일2020-09-22 조회13391
안녕하세요.
부모님 돌아가셨고 그나마 있던 형제들은 원수보다 못한 관계라서 진작에 인연 끊고 살고 있습니다. 2015년 12월 목맴자살 시도하다 포기(자식처럼 키우던 강아지 쫑이 땜에)한 후 간신히 버티며 살고 있는데, 요새 들어와서 자꾸만 자살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저란 사람은 늘 우울하고 내성격이고 사람과의 정상적인 커뮤니케이션이 힘들 상황입니다.

4년째 인천가톨릭대 정신의학과 약물치료받고 있으나 그닥 나아지는 상황은 아닌 것 같습니다. 뭐랄까 그저 간신히 약으로 버티고 있다 할까요. 언젠가 약을 2주째 안 먹으니까 상태가 더 나빠지는 경험을 했드랬습니다. 그래서 약은 꾸준히 먹고는 있습니다.

그런데 이젠 약도 지겹다는 생각이 듭니다.

요새 들어와서 자꾸만 눈물이 나고, 분노하고, 자신을 탓하고 감정이 가만히 있지 못합니다. 극도의 우울증, 피해의식, 과대망상 등 속된 말로 안 좋은 감정을 다 경험하고 살고 있으니까요.

의사는 그저 간단한 질문만 하고 "다음달에 뵙겠습니다."라는 공허한 얘기만 할 뿐입니다. 나는 너무나 아픈데 그저 내 얘기 좀 진중히 들어달라고 간곡히 부탁하고 싶은데,

대학병원이라서 그런지 상담시간은 2분도 채 걸리지 않습니다. 나만 그런가 싶어 다른 분 진료받을 때 시간을 재보니까 역시나 그분들도 저처럼 짧게 진료를 보더군요.

사실 제가 이렇게 힘들게 사는 이유가 젊은 시절에 공장생활하며 사장한테 또는 반장한테 심한 구타를 당해서 그게 지금도 꿈에 나타날 정도로 트라우마를 겪고 있습니다. 저는 지금도 사람을 만나는 게 두렵고 무섭습니다.

그래서 대인관계에 매우 문제가 많다는 걸 본인 스스로 느끼고 있고요. 그래서일까요. 꿈에서는 공장사장이 나 반장이 나타나면 저는 그동안 받은 고통을 돌려주려고 그들은 악랄하게 식칼로 온몸을 난도질하고 목을 처 죽입니다.

그런 꿈을 꾸고 나면 잠시 통쾌함을 느낍니다.

그런데 이러다가 현실에서 불특정다수 상대로 살인을 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을 하기도 합니다. 저는 지금 세상에 대한 적개심이 날로 커지는 있거든요. 죽기 전에 내가 당한 고통을 세상 사람에게 꼭 복수를 하고 떠나고 싶거든요.

하지만 병원 종사자나, 아니면 자살예방 상담원은 그런 적대관계는 아니까 그냥 내 편 같아서 참단한 제 얘기를 들러주고 싶어요. 나 많이 외롭다고. 이렇게 속에 있는 생각이라도 얘기하면 마음이 편해질 것 같다고.

이렇게 부탁하고 싶네요.






답변내용
우울증도 우울증이지만
님의 외로움이 더 진하게 다가옵니다.

부모님이 돌아가셨고, 형제들과도 연락을 주고받지 않습니다.
자꾸 눈물이 나고, 갑자기 분노가 치밀어 오르는가 하면
자신을 탓하는 시간이 많습니다.
젊어서 공장 생활을 할 때 겪은 트라우마 때문에
지금껏 관계에 어려움이 있다니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님.
4년째 약물 치료를 받고 있지만 좋아지는 것 같지 않으니
자꾸 예민해지고 관계가 더 힘들어집니다.
누구인가 님에게 다정한 말을 건네고,
힘들 때 옆에 있어주면 좋을 텐데...

약물 치료는 상태가 나아질 때까지 계속하는 게 좋습니다.
몸이 안 좋으면 약이나 여러 방법으로 치료를 받는 당연합니다.
약물 치료를 기피할 일은 아니라 생각합니다.

강아지 쫑이는 님의 유일한 ‘관계’였던 것 같습니다.
지금 누군가 쫑의 역할을 해주어야 합니다.
님에게는 다정한 말 한 마디가 필요합니다.
생명의전화(1588-9191)를 이용해보세요.
상담원과 30분 정도 이야기만 나눠도
님의 외로움이 많이 사라지리라 생각합니다.

우리는 살라가면서 여러 형태의 상실을 겪습니다.
과거의 트라우마도 큰 상실의 상처입니다.
우리가 많은 상실을 해도 잃어버린 것을 보는 것만큼
아직도 남은 것을 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지금까지 힘을 다해 견디고, 열심히 살아온 의지가
님에게 남은 소중한 자산입니다.
그 의지를 가지고 내일로 향해 나아갔으면 좋겠습니다.
열심히 살아온 님은 할 수 있습니다.

코로나 시대로 모두가 어려운 이때입니다.
정신의 건강과 함께 몸도 건강하시기를 바랍니다.

상담원 소금기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