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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조용히 죽는 방법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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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작성일2021-12-19 조회31379 |
세상에 그만 민폐 끼치고 이만 죽고싶은데 더러운 꼴 봐야할 사람들한테 죽어서까지 민폐끼치고 혹여 내 장례라도 치러지면 평생 부모님 등골이나 빼먹고 산 딸년 죽어서까지 부모 돈 써서 갈까봐 자괴감이 듭니다
자살은 사망보험금도 안 나온다던데 일생 나같은거 위해서 돈 인생 다 투자해주신 것 한 푼 변변히 못 갚고 더러운 꼴이나 보이겠구나 싶어 스스로가 미친듯이 혐오스럽습니다 차라리 누가 나 잡아다 장기 꺼내다 팔고 죽여서 염산통에 넣고 녹여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머리가 너무 아파요 소리죽여 우느라 숨막히는데 이 와중에도 살겠다고 숨 몰아쉬는 몸뚱이가 너무 한심하고 고통스러워요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싶어요 처음부터 존재한 적 없던 것처럼 이런 와중에도 뚱뚱하고 역겨운 몸뚱이는 소중해서 손목 한 번 못 그어보고 목 한 번 못 매달아본 꼴도 못견디게 한심합니다 스스로 뒤지는 것도 못하는 년이라 남이 날 죽여주기를 바라고 앉았는데 벌레처럼 더 연명해서 뭐 이로운 일을 할까요 뭘 어떻게 해야 최대한 민폐 안 끼치고 조용히 죽을 수 있을까요 살면서 끌어올린 마지막 의지 의미있게 태우고 싶습니다 답장 괜찮습니다 신경써주셔서 감사합니다 알아서 지우겠습니다 민폐끼쳐 죄송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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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변내용
이름없이 찾아오신 님
밤 깊은 시간에 잠들지 못하고 글을 올리셨는데 길지 않은 글에 담긴 감정의 골이 몹시 깊어 보이고 분노처럼 강한 감정들이 솟구치는 듯한 느낌이 들어요. 무슨 일이 있으신 것인지 어떤 상황에 있으신 것인지 글을 읽으면서 걱정스러운 마음이 점점 커집니다. 그처럼 강한 감정의 회오리에 휘말리면서도 민폐를 걱정하고 상담자의 신경씀에 감사하는 것은 님이 일관해 온 삶의 자세로 생각되어 더 마음이 아파요. 감정이 격렬할수록 담아두지 않고 내어보내야 견딜 수 있고 부정적 감정 상태에서는 결정을 유보하고 잠시 기다릴 필요가 있습니다. 머리가 터질 듯 아프고 울음을 참느라 숨이 막히는 그 힘든 시간에 이 곳에 와 글을 남겨주셔서 한편으로 참 고맙고 다행스럽습니다. 하루 밤, 하루 낮이 지났을 것 같은데 지금은 좀 어떠신지요. 어떤 일이나 상황이 크게 달라지지는 않았더라도 님의 마음이 조금은 평정해 지셨기를 바랍니다. 감당하기 어려운 어떤 일이 있으신 것인지 인내심의 끝에 다다른 어떤 상황이 있는 것인지 혹시 더 말씀하시고 싶은 것이 있으실지 모르겠습니다. 비공개상담으로 메일을 주시면 개인 이메일로 비밀상담이 가능하고 생명의전화 상담전화(1588-9191), 보건복지부 위기상담전화(국번없이 1393) 에서 전화상담 하실 수 있습니다. 면접상담 접수를 하시면 (상담접수 가능시간 : 평일 월~금 09시~18시) 코로나 시국이라 대면이 어려운 경우 1:1 전화면접 연결이 가능하니 02)763-9195로 상담접수 전화를 주십시오. 아무쪼록 삶의 깊은 골짜기에서 좌절하지 마시고 자기 자신에게 기회를 주시기 바랍니다. 상담원 양파 드림 |